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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리하우스 전면부 현관과 창문

충북 단양에 리모델링 중인 하리하우스 전면부이다. 쌍여닫이 현관에 두 개의 직사각형 창문이 있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에 현관문의 합판이 갈라지고 삭아있는 상태이지만 좌우의 창틀과 창문은 형태하나 변하지 않고 그 시절 목수의 손길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단순한 구조의 창틀과 창문이지만 그 창틀과 창문을 망치와 톱 들고 만들었을 어느 이름 모를 목수의 작업 모습을 상상으로나마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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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리하우스 창틀과 창문

창... 윈도우...  이상하게도 요즘은 창이란 소리를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상이 우리집 창문도 이웃집 창문도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 이름이다. 윈도우98에서 윈도우XP 그리고 윈도우비스타로 변화되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란 회사가 창이란 낱말이 나오면 떠오르는 것 보니 그 회사 참 제품하나 똑부러지게 만들어서 마케팅을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창이란 낱날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집에 창이 아닌 엠에스 윈도우가 떠오르는 것 보니 나 또한 퍼스널컴퓨터와 인터넷 세대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만큼 창이 현실에서 보여주는 힘은 대단하다. 주택의 창문에서 프로그램 이름인 윈도우 창문으로 이어지는 그 세월 속에 하리하우스 창문을 만든 목수가 짠 창틀로 보여 지는 세상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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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네 하리 하우스 본채 뒷면 전경

1973년... 새마을 운동이 절정에 이르고 수출 100억불을 외치던 시절에 충북 단양군
적성면 하리에 양조장 건물이 신축 되었습니다. 그 시절 고향 떠난 누나와 형아들이 서울 구로공단과 울산공단에서 티셔츠도 만들고 유조선도 만들면서 오로지 고향땅 부모님과 조국 근대화의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며 모두가 열심히 일하던 시대 였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부의 장기집권 시도가 진행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절대 자유와 인권은 한국적 민주주의를 앞 세운 유신헌법이라는 정치적 틀속에서 독재에 짖눌리고 살았던 암울한 시대가 1970년대 입니다.

                         Hari Hous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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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축물이 2006년에 비교적 온전히 하리마을에 흘러간 세월만큼의 연륜과 멋을 뽐내며 실개천이 옆으로 다정 다감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마을의 중심축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텃밭 끝자락에 남쪽을 향해 직사각형 2층 건축물은 언듯 봐도 1970년대 건축물이 보여주는 낯익은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에도 산비탈을 따라 벽돌로 쌓고 미장으로 마감한 주택들이 들려주는 서민들의 주거건축 양식을 볼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재개발의 광풍에 정감어린 달동네의 붉은색 기와지붕과 스레이트 지붕으로 연결된 지붕 마루들이 보여주는 풍경과 그 안으로 이리저리 연결된 비탈길 골목길의 정경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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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정말 다행이도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는 1970년대 후반을 살아갔던 사람들이 느꼈던 집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깃든 가슴과 집을 바라보는 합리적인 건축관을 간직한 그 시대의 건축물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비록 당시 경제적 상황과 건축기술과 건축자재의 낙후성으로 벽돌과 철근콘크리트로 조합된 단순한 외양과 내부 구조로된 평범한 건축이지만 정말 튼튼하기 그지 없는 토치카처럼 단단한 구조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1층에서 2층 지붕면을 떠받치는 벽체는 눈 짐작으로 재어봐도 30CM가 넘을 것 같았습니다. 와~! 요새구나! 프랑스가 독일 침공에 대비해서 구축 했다던 그 벙커도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 벽체보다는 단단하지 않겠단 생각이 스쳐 지나갔으면 말 다했지요? 그래서인지 30년이 넘은 단순한 조석식 벽돌 건축물에 균열(crack)을 발견 할 수 없었습니다. 건물 외관만 잘 관리해 주면 앞으로도 100년 아니 그 이후의 또 한 세기를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을것 같은 집이 하리 하우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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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이네 하리 하우스는 1층은 막걸리 만드는 작업장이고 2층은 살림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건축물로 말하자면 1970년대 봉재산업의 메카였던  구로공단자리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공장형 오피스 빌딩과 맥을 같이하는 스타일 입니다. 다른 특별한 설명으로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의 건축적 발견을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간단하게 2층 살림집 후면에 있는 창문 만으로 이야기 합니다. 2층에는 용도에 따라 구획된 공간에 하나의 창문이 달려 있습니다. 모두 5개의 창문이 있는데 그 크기가 모두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 작은 창문이 있는 공간은 화장실과 욕실 입니다. 당연히 누가 볼까봐 창문을 작게 만들었고 두번째 제일 큰 창문은 안방 창문 입니다. 사람이 주로 거주하는 메인 공간의 창문을 크게 만들어 놓아 햋살과 창밖 전망을 고려한 크기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세번재는 주방 창문 입니다. 네번째 건너방 정도의 용도로 사용되던 공간의 창문이고 마지막이 요즘으로 치자면 다용도실 용도의 공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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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생각으로 각 창호의 크기가 용도별로 정해지고, 열 손실을 최소화 하기위한 생각으로 전체적으로 창문의 크기가 작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것이 그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건축을 바라보는 생할 건축이고 삶의 지혜가 묻어나는 건축물로  현실과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나타나는 역사성을 간직한 건축물이 하리 하우스 입니다. 지금 처럼 돈 많이 들여서 건축설계를 맡겨서 집을 짓는 일명 스타 건축가들이 만들어 내는 관념적 건축과는 구별되는 우리 시대의 건축물이라 이야기 해도 누가 아무도 뭐라고 그러지 아니 하겠지요.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창문이 있는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는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수리해서 살기로 했답니다. 참으로 그 집 주인은 역사와 미래에 대한 현명한 미적 감각과 건축적 안목을 가진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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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에 대한 자가보수 이야기를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 홈페이지 집수리 카테고리에 올릴 생각 입니다. 오늘은 지윤이네 하리 하우스가 갖는 건축적 의미와 하리하우스의 역사적 상징성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집수리 이야기를 끝내야 겠습니다. 한 마디 더하고 끝내야 겠습니다. 집은 사람이 살면서 수리하며 가꾸는 재미가 있어야 제대로 된 집입니다. 그 집을 수리 하면서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가족간에 사랑과 신뢰와 믿음이 쌓일때 인간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진짜 좋은 집으로 자자손손 보존되며 이야기 될 수 있겠지요. 할아버지의 손길과 추억이 깃든 집, 아버지의 땀과 사랑이 깃든집, 엄마의 정성스런 손길이 깃든 집, 그런 집과 몇년 후에 오를 집값을 바라보고 사는 집... 어떤 집이 사랑스럽고 정감있는 좋은 집이란 것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집에 대하여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가치는 있을 듯 합니다.

지윤이네 하리하우스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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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리하우스 주방  창문의 창틀

리모델링하고 있는 하리하우스는 창문이 많은 집이다. 그 창의 크기도 제 각각이어서 창틀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고 정겨운 집이기도 하다. 각 방의 용도에 따라 적당한 크기로 창을 낸 1970년대 초 건축기술자와 건축주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창문의 크기는 리모델링에서도 별다르게 변하지 않았다. 현재의 목재 창틀에 PVC창틀과 창문을 맞춰서 새로 만드니깐 창의 크기는 약간씩 줄었다. 줄어도 그렇게 작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목재로 만든 창틀의 크기가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의 창틀은 새로 주방에 설치된 창문이다. 외벽에 단열과 시멘트사이딩 시공을 위하여 벽면으로부터 5Cm 돌출되게 창틀을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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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리하우스 주방 창문에서 바라본 금수산 전경

하리하우스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포근하고 아름다운 집이다. 북쪽으로는 단양의 명산 금수산이 그 여성미를 뽐내고 있고, 남쪽으로는 단성면의 진산인 두악산이 삼각형의 안정적인 모습으로 듬직하게 앉아있다. 사진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산이 금수산이다. 금수산 앞으로는 완만한 구릉성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곳에 근래에 건축된 주택들이 따뜻하고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을 보여준다. 앞으로 하리하우스 주인장이 사랑하는 식구들과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다가 고개를 돌려 금수산이 보여주는 풍경을 바라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으로도 즐거운 창문이 하리하우스 주방 창문이다. 하리하우스가 주말농장을 겸하는 전원주택이라도 마을에서 떨어져 외딴곳에 자리 잡는 것이 아니라 마을중심부에 자리 잡고 치열하지만 따뜻한 삶에 한 복판에서 펼쳐나갈  하리하우스와 좋은 친구들의 만남이 기대된다.